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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경인일보 / [취재 後]'보호외국인 지원' 팔걷은 용인 외국인복지센터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1/05/23 09:42 조회 : 544

[취재 後]'보호외국인 지원' 팔걷은 용인 외국인복지센터

신현정 입력 2021-05-08 15:01:18

지난 4월 경인일보의 보호외국인 관련 기획보도 나와
이후 용인시 외국인복지센터 의료와 법률 등 보호외국인 지원
지난 6일 용인시 외국인복지센터-화성 외국인보호소 업무협약

"보호소 안은 의사와 소통이 안 되고, 보호소 밖은 돈이 없어 병원 진료를 받기 어려웠습니다."

지난해 봄, A(50대)씨는 체류 기간 만료로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됐다. 보호소 안에는 상주 의사가 있었지만, 불어 또는 아랍어를 쓰는 A씨와 의사의 소통은 거의 불가능했다. 1년 가까운 보호소 생활 중 A씨의 지병은 악화했고, A씨는 시민단체 도움으로 보호 일시해제를 신청했다.

외국인보호소는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보호외국인을 보호하는 시설이지만, 보호소 내 의료체계는 매우 열악했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보호소별 의사는 각 1명에 불과한데, 보호외국인은 화성 300명·청주 192명·여수 145명에 달한다. 진료도 일주일에 2번, 의사의 진료과목도 정형외과와 내과, 외과, 피부과 1차 진료에 한정된다.

이 밖에 간호사와 심리 상담사도 각 1명에 그친다. 이 때문에 상당수 보호외국인은 무료로 진료해주는 병원을 찾아 외부 진료를 신청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보호 일시해제로 보호소 밖을 나와도 취업활동 금지로 돈을 벌 수 없어 아파도 병원을 가는 게 쉽지 않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본인 부담으로, 건강보험 적용도 되지 않는 금액을 병원비로 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악한 의료체계뿐만 아니라, 보호외국인은 교정시설 수용자처럼 같은 보호복을 입고 매일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24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료와 법률 등 공적서비스 지원 나서는 '용인시 외국인복지센터'

보호외국인의 안타까운 삶이 알려진 후, 용인시 외국인복지센터(이하 센터)는 A씨를 비롯해 열악한 의료체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보호외국인 지원에 나섰다. 보호소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보호외국인에 대한 3자 통역 지원부터 보호 일시해제를 알지 못하는 보호외국인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했다.

먼저, 센터는 진료 과정에서 의사와 소통이 어려운 보호외국인에 대해 '3자 통역 지원'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통역서포터즈 활동을 보호소 안 보호외국인 통역 지원까지 확대했다.

화성 외국인보호소 안에도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등을 통역하는 통역사가 있다. 그러나 몽골어나 네팔어 등을 쓰는 보호외국인에 대한 통역 지원은 어려웠다. 이에 센터는 보호소 내 의사 또는 진료를 받으려는 보호외국인이 통역 요청을 하면, 의사와 보호외국인 사이에서 3자 통역을 지원한다.

현재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방문 통역이 어려워 전화상으로 통역을 지원하고, 코로나 19가 완화되면 방문통역도 나선다는 설명이다.

또한, 보호소 밖 의료 지원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경기도는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의료지원을 하고 있는데, 보호외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이 제도는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계층 대상 무료진료 사업으로, 수술이 필요한 질병에 한해 수술비와 입원비 70~80%를 지원하는 제도다. '수술이 필요한 질병'으로 제한은 있지만, 의료 지원이 필요한 보호외국인의 요청이 들어오면 무료진료 사업 중인 병원을 연계할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무료진료 사업은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대한민국에서 일했다는 자료만 있으면 모든 외국인 노동자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센터 상담 중에서도 불법 체류자 신분인 보호외국인이 임신했는데, 무료진료하는 병원에 산부인과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다"며 "경인일보 보도에도 보호소 밖에 나와도 본인 부담 때문에 진료를 받기 어려워한다는 사례가 있어 이런 분들에게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연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보호 일시해제 신청과 법률 지원 등도 활성화한다. 언어적 차이로 보호 일시해제를 이해하지 못해 일부 보호외국인은 신청조차 어려워했다. 이에 센터는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 통역 요청이 오면, 보호외국인과 상담하면서 보호 일시해제 제도를 알리고 신청을 도울 예정이다. 또 보호소 밖에 있는 보호외국인 가족과의 연계를 지원하고,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법률구조원 연계도 나선다.

아울러 센터는 원활한 지원을 위해 지난 6일 화성 외국인보호소와 업무협약을 체결, 두 기관은 보호외국인들이 문화적·언어적 차이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김용국 용인시 외국인복지센터장은 "우리는 이미 누구나 이주민이 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화성 외국인보호소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보호외국인을 돕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길강묵 화성 외국인보호소장도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보호외국인들이 보호 기간 중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의료와 상담, 법적 구제 등을 민간부문의 도움과 협력으로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용인시 외국인복지센터는 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공익법인 아시아문화연구원이 용인시로부터 민간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곳이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