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외국인 이주노동자 임시선별진료소 '북적'…"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 - 경기일보 - 1등 유료부수, 경기·인천 대표신문 (kyeonggi.com)
13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모현다목적복지회관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설문지 작성법을 안내받고 있다. 김현수기자
13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모현다목적복지회관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설문지 작성법을 안내받고 있다. 김현수기자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
용인시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가 하루 동안 운영됐다.
13일 오전 8시. 이른 아침부터 용인시 처인구 모현다목적복지회관에선 임시선별진료소 설치가 한창이었다.
임시선별진료소는 시간과 접근성 등의 문제로 원거리 이동이 어려운 관내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증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검사받을 수 있도록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가 질병관리청과 용인시 처인구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다.
오전 9시가 되자 사업주가 끌고 온 차량에서 외국인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한 사업주는 다른 사업체의 외국인까지 함께 태워오기도 했다.
대기 줄이 길어지며 수십명에 이르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한 데 모였지만 의사소통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다.
센터 측에서 동원한 필리핀ㆍ베트남ㆍ캄보디아 언어 교사들이 의료진과 함께 외국인들의 설문지 작성과 이동을 도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근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과 주민들도 이곳을 찾는 탓에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의료진의 신속한 안내에 따라 검사를 마치기까지는 불과 5분도 소요되지 않았다.
설문지를 작성하고 검체검사를 받고자 이동하던 이라씨(42ㆍ캄보디아)는 “코로나19로 일할 때 걱정이 많이 됐다”며 “사장님과 같이 검사를 받아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안심된다”고 말했다.
검사를 마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시와 센터가 마련한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의 방역 물품이 제공됐다.
모현다목적복지회관에 게릴라성으로 열린 임시선별진료소가 이날 낮 12시 문을 닫기까지 303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이곳을 다녀갔다. 사업주, 주민들까지 포함하면 380명에 이른다. 사업주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항체 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문용우 모현시설농가연합회장은 “외국인근로자들이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 임시선별진료소 운영으로 무사히 검사를 잘 마쳤다”며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는 이 같은 선례를 통해 관내 다른 지역에도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용국 센터장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용인시의 지원과 모현읍 시설채소농가를 비롯한 많은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것에 가슴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는 앞으로도 위기를 극복하는 일뿐만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사람중심 용인시’를 실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김현수기자
출처 : 경기일보 - 1등 유료부수, 경기·인천 대표신문(http://www.kyeonggi.com)